브이 앱을 하는 도중 갑자기 양념게장이 먹고 싶어 진 아이돌에게 팬이 간장게장 시를 읽어달라고 했습니다. 간장게장 시가있냐고, 4 행시 지어달라는 줄 알았다며 멤버와 같이 웃다가 시를 읽어보고는 눈물을 흘렸는데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전개가 웃겨서 기억에 남는 라이브였습니다.
간장게장이 등장하는 시를 읽고 눈물을 흘린 남자 아이돌은 2017년 12월 6일에 데뷔한 11인조 다국적 보이그룹 '더보이즈'의 '큐'와 '뉴'입니다. 전원 센터돌이라고 할만큼 멤버 전원의 비주얼이 출중하며, 카메라로 실물이 안 담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브이 앱을 하는 중 양념게장이 먹고 싶어 진 큐.
요기요에서 게장을 발견했는데 가격대가 조금 있어서 주절주절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간장게장 시를 읽어보라는 팬의 요청에 빵 터집니다.
이 세상에 간장게장 시가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는 큐와 뉴. 간장게장 사행시를 해달라는 줄 알았다고 하네요.
가만히 간장게장 시를 읽어보더니, 이내 얼굴을 감싸고 코끝이 찡해진 큐.
엎드려있다는 표현이 좋다며 감탄하는 뉴에 비해, 큐는 이미 오열 중입니다.
아까 양념게장 먹고 싶다던 분 맞으신가요.
ㅠㅠㅋㅋㅋㅋ 이렇게 울 수밖에 없는 시죠. 저도 '스며드는 것' 시 처음 읽어봤을 때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둘이 같이ㅋㅋㅋ 같은 포즈로 오열하는 게 너무 웃겼습니다.
끝내는 간장게장을 먹지 마라는 멤버입니다.
마지막 오열 포인트를 읽고 둘이 웃으면서 슬퍼합니다.
ㅋㅋㅋㅋ이렇게 슬퍼할 일이냐며
덕후몰이를 하네요. 큐와 뉴를 울게 만든 시는 바로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인데요, 같이 한번 보실까요?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이 시는 몇 번을 봐도 먹먹하고 슬픈 것 같네요. ㅠㅠ 저도 맨 처음 이 시를 읽고 간장게장이 되어가는 엄마의 모성애에 감정이입이 돼서 울컥했었습니다. 엄마가 되서 다시 읽어보니 더 슬프네요.
이 시의 반전이 있는데요. 출처는 '스며드는 것'을 쓰신 안도현 시인님의 트위터입니다.
안도현 @ahndh61
'스며드는 것' 이 시를 읽고 나서부터 그렇게 좋아하던 간장게장을 먹을 수 없었다는 독자들을 가끔 만난다. 미안하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른다. 내 시에 걸려든 것! 나는 여전히 잘 먹는다.
ㅎㅎㅎ
이상 남자 아이돌을 울려버린 간장게장 시의 반전,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 포스팅 마치겠습니다.